십일조는 전체를 드리는 삶에 대한 그림이며 상징이었습니다. 십일조의 내면적인 의미는 삶이지 물질이 아닙니다. 십일조의 참뜻은 예수 그리스도의 헌신적인 온전한 되돌림의 삶에서 밝히 드러났습니다. 주님은 자신에게 속한 모든 것들을 하나님께 다시 되돌려 드렸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 대한 헌신과 사랑과 감사의 표현이었고, 하늘 아버지의 주인 되심을 인정하는 종의 순종이었습니다.
◐ 히브리서의 증언
구약의 제사 제도의 종결을 가장 힘 있게 역설한 책은 히브리서입니다. 저자는 옛 언약과 새 언약의 차이를 드러내기 위해서 제사장 직분의 질적인 변화를 강조했습니다. 이를테면 옛 언약 밑에 있던 레위 계열의 제사장 직분은 제사장 자신의 죄로 인한 불완전성과 희생제물의 반복성 때문에 완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히 6:11; 10:1-4). 다시 말해서 해마다 항상 드리는 제사는 경배자가 완전한 죄의 용서를 받고 죄의식으로부터 아직 해방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상기 시켜 주었습니다(히 10:30. 그래서 “황소와 염소의 피가 능히 죄를 없이 하지 못함이라”(히 10:4)고 했습니다.
이에 반해서 예수 그리스도는 멜기세덱의 계열에 따른 영원한 대제사장이었습니다. 그리스도는 우선 자신이 무죄한 대제사장이었고 동시에 흠 없는 완전한 희생제물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레위 계통의 제사장들과는 달리 율법의 규정을 따라 제사장이 된 것이 아니고 썩지 않는 생명의 힘을 따라 되셨습니다(히 7:16). 그래서 “네가 영원히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제사장이 되었다”(히 7:17)고 하였고, 예수님의 제사장직은 하나님의 변치 않는 맹세로 되었다고 했습니다(히 7:20-21).
또한 예수님은 단번에 자신을 희생제물로 드리시고 많은 사람의 죄를 짊어지셨습니다(히 7:27; 9:26, 28; 10:12, 14). 예수님은 옛 언약 때의 제사장들처럼 서서 똑같은 제사를 반복할 필요가 없이 이제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십니다. 이것은 예수님이 십가가 위에서 치르신 단 한 번의 제사가 영원한 효력을 가졌음을 뜻합니다(히 10:11-12). 그러므로 다시 죄를 위하여 제사 드릴 것이 없습니다(히 10:18).
“그가 거룩하게 된 자들을 한 번의 제사로 영원히 온전하게 하셨느니라” (히 10:14).
그래서 그리스도의 새 언약은 “더 좋은 소망”(히 7:19)이며 “예수는 더 좋은 언약의 보증”(히 8:6)이십니다. 이제 우리는 이 같은 문맥에서 왜 옛 계명이 연약하고 무익하여 폐하게 되었다고 말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히 7:18). 그리고 첫 번째 언약에 결함이 없었다면 어째서 두 번째 언약이 생길 필요가 있었겠느냐는 말도 같은 문맥에서 쉽게 이해될 것입니다(8:7). 히브리서의 저자가 강조하려는 요지는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이 최종적이며 완전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옛 언약 아래의 제사제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온전한 속죄 사역에 대한 그림자였습니다(히 10:1). 그래서 더 이상 잠정적이고 윤곽적인 구약 시대의 희생 제사 제도에 묶여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제사와 예물과 번제와 속죄제는 원하지도 아니하고 기뻐하지도 아니하신다”(히 10:8).
이 말씀의 뜻은 그리스도의 종결적인 일회의 “한 영원한 제사”(히 10:12)로써 구약 시대의 모든 성전 규례들이 막을 내렸다는 것입니다. 그것들은 “개혁할 때까지”(히 9:10) 부과된 것이었습니다(히 9:10). 그렇다면 십일조는 동일한 문맥에서 취급되어야 합니다. 십일조는 제사 제도의 존속을 위해서 필요했던 규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구약시대의 제사 제도가 새 언약의 더 나은 그리스도의 희생제물로 대치되고 종결되었다면 옛 언약에 속하는 일체의 제사와 예물, 각종 의식과 형식들이 모두 시효가 지났다고 보아야 합니다. 만일 이 사실을 부인하거나 지키지 않는다면 그리스도의 십자가 구속이 지닌 속죄 사역의 종결성을 믿지 않는다는 말이 됩니다.
십일조를 우리가 하고 안 하는 것 자체는 어쩌면 그리 중대한 문제가 아닐지 모릅니다. 많은 사람이 잘 몰라서 아직도 옛 언약에 속한 십일조를 하기도 하고 혹은 뜻도 모르면서 그냥 안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문제시 되는 것은 옛 언약에 속하는 십일조를 언약 시대에 와서까지 연속한다고 할 때, 알고 했든지 모르고 했든지 본의 아니게 그것이 결과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의 종결성을 부인하는 셈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우리는 십일조의 본뜻과 원래의 목적이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 희생으로 완전히 성취되었다는 역사적인 사실을 확지해야 합니다. 십일조의 본뜻이 무엇이었습니까? 세상 만물이 모두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는 행위가 아닙니까! 그래서 내게 들어오는 수익의 십 분의 일을 떼어서 하나님께 바치는 것인데 이것은 전체에 대한 대표 사상이며 하나님이 나의 진정한 소유주이심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들의 모든 소유가 하나님의 것이며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을 받고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되돌려 드린다는 것이 십일조의 본뜻입니다. 그런데 누가 이 십일조의 본뜻을 가장 완벽하게 표현했습니까?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 예수님의 십일조
예수님은 십자가의 대속을 이루시기까지 지상에서 율법을 지키면서 사셨습니다(눅 2:22-24; 막 1:40-44; 마 5:23-24). 그렇다면 예수님은 율법의 십일조를 어떻게 지키셨을까요? 예수님도 오늘날의 우리처럼 수입에서 십 분의 일을 매달 떼어 바치셨을까요? 예수님도 더러 수입이 있었다고 봅니다. 유다가 돈궤를 맡고 있었으니까요(요 13:29). 제자들이 그 돈으로 음식을 사 오기도 했습니다(요 4:8). 그럼 주님의 청지기 직분은 어떤 식으로 이행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율법의 조문대로 십 분의 일을 수입이 들어올 때마다 떼어서 내시지 않았음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십일조의 본뜻을 최대한으로 살려 하나님께 자신을 드렸습니다. 주님의 삶 전체가 십일조였습니다. 주님의 십자가가 십일조의 완벽한 실천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 계실 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일생을 헌신했습니다. 예수님의 일생이야말로 모든 것을 하나님의 것으로 알고 모든 것을 되바친 십 분의 십의 삶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돈의 퍼센트가 십 분의 일이나 아니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삶이 어떤 면에서 어떻게 십일조의 참뜻을 드러냈는지 배워야 합니다. 예수님은 십일조의 본래의 의도를 사랑과 헌신의 삶으로 완전하게 성취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십일조 삶의 원형이며 실체입니다.
예수님은 매달 우리처럼 수입의 십일조를 낼 수 없었더라도 언제나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면서 사셨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십일조의 의미입니다. 내 삶은 하나님께 바쳐지지 않는데도 돈만 챙겨서 내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예수님은 정기 수입의 십 분의 일이라는 산술적인 물량의 수치로 십일조를 하시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십일조의 본뜻을 살려 자신의 삶 전체를 하나님의 것으로 인정하고 피 한 방울 아끼지 않고 기꺼이 다 드렸습니다. 사실상 이것은 성전제도의 유지를 위해 쓰이던 십일조가 예수님의 삶 전체로 드리는 온전한 십일조의 삶을 통해 성전의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게 함으로써 십일조의 목적도 성취되게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새 언약 아래에서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 하나님께 속한 것을 돌려 드려야 합니다. 그것은 내 수입의 십 분의 일이 아닌, 내 몸 전체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의 드릴 영적 예배니라” (롬 12:1).
◐ 제사 제도의 변혁
우리는 제사 제도의 질서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제사 제도의 획기적인 변화는 제사장 직분이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급변한 것입니다(히 7:12). 우리는 이제 새 질서 아래에서 우리의 대제사장이신 예수님께로 나아갑니다. 그런데 우리가 무엇을 들고 대제사장에게로 나아가야 할까요? 옛 언약 아래에서는 염소와 송아지 피와 번제와 소제와 십일조와 소산의 맏물을 들고 나아갔습니다(히 9:12-13). 그러나 이제는 하나님이 “제사와 예물과 번제와 속죄제는 원하지도 아니하고 기뻐하지도 아니하신다”(히 10:8)고 하십니다. 왜 그러실까요? 예수님이 새로운 대제사장으로서 구약 율법이 요구했던 모든 것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완전하게 충족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죄 때문에 더 이상의 제사를 드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히 10:18).
이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의 대제사장에게 손에 들고 갈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오직 빈손으로 나아갑니다. 오직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의 종결성을 믿는 믿음으로 나아갑니다. 오직 나를 위해 자신을 모두 바치신 예수 그리스도의 온전한 십일조의 삶을 의지하고 나아갑니다.
내 손에 잡고 가는 것이 있다면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피뿐입니다. 그리고 자신을 하나님께 온전히 드린 예수님의 삶을 본받아 나도 내 몸 전체를 신령한 영적 예배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흠 많은 인간 대제사장을 통해서 하나님께 각종 헌물을 들고 나아가지 않습니다. 우리는 새 언약 아래에서 삽니다. 그리므로 거룩하신 하늘 대제사장의 속죄 사역을 의지하고 은혜의 보좌 앞으로 담대히 나아갑니다(히 4:14, 16). 예수님은 십일조의 본체이십니다. 예수님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인 되심을 인정하고 아버지께 순종했으며,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모든 것을 감사하며 하늘 아버지를 섬기는 일에 자신의 생애를 그대로 환납하셨습니다. 이것이 십일조의 참뜻이며 목표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것을 어떻게 되돌려 드릴 수 있습니까? 우리가 하나님의 것을 어떻게 도적질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우리가 온전한 십일조를 어떻게 드려야 합니까? ‘온전한 십일조’(The full tithe)라니까 한 달도 빠트리면 안 되고 모자라도 안 된다는 뜻일까요? 온전한 십일조가 종류별로 다 바치는 십일조라고 해도 현대교회에서 구약의 십일조 종류대로 시행하는 곳은 없습니다. 아직도 그림자와 상징에 속하는 수입의 십 분의 일로 드려야 합니까? 실체가 있는데 왜 그림자를 계속 붙잡아야 합니까? 햇볕이 났는데 왜 아직도 촛불을 들고 다녀야 합니까?
십일조는 더 이상 상징적인 의미에 머물러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상징의 실체가 오셨으므로 그 실체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붙잡고 그분을 따라 사는 새 삶의 원리 속에서 십일조의 내면성이 지향하는 목표가 개개인 성도들에 의해 드러나야만 온전한 십일조가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율법의 요구를 온전히 충족시켰다는 점에서 율법의 완성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자신의 구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율법의 정죄가 없습니다. 따라서 구원받기 위해 옛 언약의 온갖 규례들과 의식들을 지킬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구원은 믿음으로 받는 것이지 행위로 받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신앙생활을 보면 가끔 행위 구원을 강조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그것도 믿음의 결과로 오는 실천적인 삶의 행위라기보다는 옛 언약에 속한 규범들이 율법적이고 형식적인 형태로 드러나는 것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십일조의 경우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이제 갈라디아교회에게 준 바울을 교훈을 통해 십자가의 완성된 구원과 율법과의 관계를 잠시 고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들이 율법을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비추어 바르게 파악한다면 십일조에 대한 이해도 훨씬 투명해질 것입니다.
◐ 갈라디아교회의 교훈
갈라디아 교인들은 유대주의자들의 그릇된 가르침 때문에 옛 언약의 율법적인 속박으로 되돌아갈 위험이 컸습니다. 유대주의자들은 유대인 크리스천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그리스도인이 된 이후에도 유대인의 관습이나 전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십자가의 복음에다 할례나 음식 규례나 유대 절기들을 덧붙여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유대주의자들의 가르침을 정면으로 반대했습니다.
구약의 절기나 할례는 율법의 규례에 따른 것이었고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들은 교육적인 목적을 지녔기 때문에 절기들은 출애굽의 구원을 상기시키게 하고 할례는 언약 백성의 신분을 기억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가 오신 이후부터는 절기나 할례의 교육적 효과는 소멸되고 그 대신 그런 율법의 규범들이 바라보았던 목표인 그리스도 자신을 믿음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율법이 “약속하신 자손이 오기까지 있을 것”(갈 3:19)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예수님이 오신 다음에는(마 23:8, 10) 율법에 속한 규례들은 더 이상 길잡이가 될 수 없습니다(갈 3:24).
“그러므로 먹고 마시는 것과 절기나 초하루나 안식일을 이유로 누구든지 너희를 비판하지 못하게 하라”(골 2:16).
“또 그 안에서 너희가 손으로 하지 아니한 할례를 받았으니 곧 육의 몸을 벗는 것이요 그리스도의 할례니라”(골 2:11).
그럼에도 갈라디아 교인들은 유대주의자들의 영향으로 절기나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으므로 바울은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갈 5:1)고 교훈했습니다. 그리스도는 율법의 요구들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종의 신분이 아닌 자녀의 신분으로서 예수님이 십자가의 구속을 통해 주신 자유로움을 누리면서 구원의 감사와 감격 속에서 하나님을 섬겨야 합니다. 바울은 갈라디아 교인들이 절기나 할례를 지키면 율법 전부를 지켜야 할 의무가 부과된다고 했습니다(갈 5:2-3).
우리들도 십일조와 같은 율법에 속한 옛 언약의 규범들을 지키려고 하면 십자가의 자유를 ‘종의 멍에’와 함께 지는 모순을 낳습니다. 십일조는 다른 율법의 규정들처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었습니다. 결국 구약 시대의 십일조도 그리스도를 향하게 하는 하나의 화살표였습니다. 그럼 그 화살이 겨냥했던 표적이 확연히 드러났는데 왜 그 목표물이 아닌, 화살 자체에 시선이 집중되어야 합니까? 표적을 붙잡아야 하지 않습니까? 촛불은 햇볕이 날 때까지만 유용할 뿐입니다.
유대주의자들은 할례나 절기 준수를 구원 문제를 떠나서도 신앙생활을 위한 방향 제시의 구실로 내세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즉, 율법이 명령한 규례들은 십자가가 있어도 지키는 것이 신앙생활을 잡아 주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십일조에 대해서도 유사한 말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갈라디아교회의 유대주의자들처럼 온전한 구원을 받으려면 예수만 믿어서는 안 되고 할례도 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십일조를 구원의 보충 조건으로 내 거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십 분의 일이라는 율법 규정의 십일조가 헌금의 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이를 권장한다면 헌금을 율법의 틀 속에 넣고 시행하게 하는 것입니다. 현실적인 상황을 놓고 본다면 성도들이 얼마를 헌금해야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무성의하고 불규칙한 헌금을 하기 쉬우므로 이를 막기 위해 어떤 기준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할지 모릅니다. 그렇더라도 옛 그림자에 속한 것을 밝은 대낮의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신약은 이보다 훨씬 더 높고 긍정적인 원리를 제시해 주기 때문입니다.
◐ 고린도교회의 교훈
우리들이 옛 언약에 속한 십일조를 지금도 문자적인 적용을 해서 내어야 한다고 말하면 신약성경의 가르침과 역행하는 것입니다.
“그가 또한 우리를 새 언약의 일꾼 되기에 만족하게 하셨으니 율법 조문으로 하지 아니하고 오직 영으로 함이니 율법 조문은 죽이는 것이요 영은 살리는 것이니라”(고후 3:6).
이 성경 말씀에서도 바울은 옛 언약에 비해서 새 언약이 얼마나 더 나은지를 역설합니다. 그리고 옛 언약의 율법으로 복귀하려는 고린도교회의 율법주의자들을 바울은 힘주어 설득합니다. 바울이 고린도후서를 썼을 당시에는 새 언약의 은혜가 이미 내려진 이후였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면에서 보면 유대 나라는 아직도 율법 아래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성전이 파괴되기 이전이었으므로 유대인들은 성전 의식을 계속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시기에 유대주의자들은 고린도교회에게 성전 예배의 유효성을 주장하며 그리스도인들도 옛 언약의 율법 체제를 인정해야 한다고 유혹하였습니다.
바울의 반박은 한 마디로 사라져가는 영광에 왜 미련을 두느냐는 것이었습니다(고후 3:13-14). 율법의 영광을 대변하는 성전 의식들은 과거의 영광이었습니다. 그것도 새 언약의 영광에 비하면 희미한 빛이었습니다. 돌에 새긴 옛 언약의 율법이 아무리 영광스러워도(고후 3:3, 7) 그것은 죄인들을 의롭게 해주지 못했고 생명과 자유를 부여하지 못하였습니다(갈 2:16, 21).
율법은 죄인을 다스리고(갈 4:1-5) 정죄하며, 죄의식을 일으키고 사망선고를 하였습니다(고후 3:6). 이에 반해서 새 언약은 과거의 일이 아닌 현재의 체험이며 사라지지 않는 영광이었습니다(고후 3:18). 새 언약은 내적 변화를 일으키는 은혜의 사역이며(고후 3:1-3), 죽은 영혼을 살려주는 생명의 능력이었습니다(고후 3:60). 바울의 요지는 간단한 것이었습니다. 더 나은 새 언약의 영광이 이미 도래했으므로 그림자에 속하는 옛 언약의 희미한 빛으로 되돌아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행하는 문자적인 십일조는 율법의 옛 규범을 따르는 것입니다. 그보다 훨씬 나은 새 생명의 원리가 있는데 왜 계속해서 옛것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습니까? 다음 장에서 이 새 생명의 원리가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