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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넴 여자의 스토리가 우리에게 주는 아름다운 교훈의 하나는 그녀의 꾸준한 믿음입니다. 수넴 여자는 엘리사 선지자와 오랫동안 신실한 성도의 교제를 하였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이 두 사람은 서로 믿음 안에서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수넴 여자는 처음에 엘리사 선지자에게 숙식을 제공하였습니다. 그다음 기적의 아들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 후 몇 년이 지나서 아들이 갑자기 죽었습니다. 그때 그녀는 하나님을 꾸준한 믿음으로 끝까지  신뢰하였습니다. 그 결과, 죽은 아이를 되살려 받았습니다. 이렇게 하여 수넴 여자의 이야기는 열왕기하 4장 37절에서 일단락이 됩니다. 그 후 8장에 가서 다시 수넴 여자의 마지막 스토리가 나옵니다. 4장과 8장 사이에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래서 그동안의 공백 기간에 수넴 여자의 믿음 생활이 어떤 상태에 있었는지를 8장에서 다시 진술합니다.

 

우리는 교회 생활을 하면서 많은 교인을 만납니다. 그런데 교제를 해 보면 여러 종류의 신자들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신자는 과거에는 믿음 생활을 잘했었는데 세월이 지난 후에 만나보면 그만 시들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신자는 변하지 않는 믿음 안에서 계속해서 교제를 나누기도 합니다. 혹은 과거에는 참 좋은 성도의 교제를 했었는데 도중에 그만 연락이 끊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꾸준한 신앙으로 변함없이 주님을 사랑하며 교제하는 성도들은 매우 귀합니다. 사도 바울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변함없이 사랑하는 모든 자에게 은혜가 있을지어다”(엡 6:24) 라고 축원하였습니다.

 

수넴 여자는 엘리사 선지자와 늘 신실한 교제를 해왔습니다. 그래서 엘리사는 수넴 여자에게 대단히 중요한 정보를 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엘리사 선지자만 가지고 있는 비밀 정보였습니다. 그 내용은 앞으로 이스라엘에 칠 년간 기근이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엘리사는 이 예고를 하나님으로부터 받았고 그것을 수넴 여자에게 알려 주었습니다. 이것은 중대 뉴스였습니다. 그런데 왜 이스라엘 백성 중에서 단 한 사람에게만 기근을 예고하시고 피난을 가라고 하셨을까요?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기근으로 벌하실 때 수넴 여자에게 피할 길을 주셨습니다.

 

기근은 징계의 성격을 띤 것입니다. 언약 백성들에게 기근은 하나님을 불순종하는 데 대한 저주의 목록에 들어가 있습니다(신 28:22-24; 시 105:16). 그래서 엘리사는 “여호와께서 기근을 부르셨다”(8:1)고 하였습니다. 이스라엘에게 내릴 기근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징계하기 위해 불러일으키는 재앙이었습니다.

 

당시의 대부분의 이스라엘 백성은 우상 숭배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수넴 여자처럼 우상 숭배를 하지 않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자녀들은 하나님께서 친히 돌보신다는 것이 본문의 중요한 교훈입니다.

 

첫째, 하나님께서는 희생과 사랑의 봉사를 한 자녀들을 잊지 않으십니다.  

 

수넴 여자는 엘리사의 사역을 알뜰하게 도운 자였습니다. 엘리사에게 방도 지어주고 숙식도 제공하며 사역의 쉼터를 제공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희생을 기뻐하시고 기억하십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후히 갚아 주십니다.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 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히 13:16)

 

내가 주님을 위한 선행을 잊지 않고 행하면, 하나님께서도 나를 잊지 않고 후히 대해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나의 죄를 기억하시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작은 선행까지도 기억하시고 나를 개인적으로 친밀하게 대해 주신다는 것은 얼마나 마음 훈훈한 일인지 모릅니다. 하나님께서는 수넴 여자의 선행을 기억하시고 기근 소식을 알려 주셨습니다. 그래서 칠 년이라는 긴 세월에 대비해서 미리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그녀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친밀하고 후한 개인적인 보상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주의 나라를 위해 선을 행하는 자들을 이런 식으로 기억하여 주십니다.

 

둘째, 하나님은 주님의 일을 돕는 자녀에게 은밀한 배려를 하십니다.   

 

기근 예보는 매우 개인적인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비밀이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기근을 예고 받고 다른 나라로 피신한 사람은 수넴 여자뿐이었습니다. 수넴 여자는 하나님께서 빼주셨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수넴 여자를 특별히 보호해 주셨다는 증거입니다.

 

하나님은 주를 사랑하는 의인이 악인들과 함께 고통받는 것을 원치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킬 때에도 의인을 악인과 함께 죽이는 것이 부당하다는 아브라함의 탄원을 받아 주셨습니다(창 18:25-33; 19:15). 물론 하나님께서는 국가적인 차원의 재앙으로부터 의인들을 항상 별도로 보호하시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 핵무기가 폭발한다면 그 지역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이라고 해서 특별히 보호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수넴 여자의 사례에서 우리는 적어도 하나님이 주님을 사랑하는 성도들과 그렇지 않은 자들을 구별하신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키시려고 하셨을 때도 이 계획을 아브라함과 롯에게 미리 알려 주셨습니다. 그 결과 롯의 가족은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했던 롯의 아내를 제외하고는, 모두 도피하여 멸망을 면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주를 사랑하는 자들을 아끼십니다. 그래서 수넴 여자도 엘리사로부터 기근 예고를 미리 받았습니다.

 

예수님은 나사렛 회당에서 하나님의 특별한 배려를 받은 자들의 실례를 드실 때 두 사람을 지적하셨습니다.

 

☞ 엘리야 시대에 3년 6개월 동안 비가 오지 않고 큰 흉년이 들었을 때 이스라엘에 많은 과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을 다 비켜 가시고 시돈 땅에 있는 사렙다의 한 과부에게만 엘리야를 보내서 돕게 하셨습니다.

 

☞ 엘리사 때에 이스라엘에 나병환자가 많았지만 그중에 한 사람도 낫지 못하고 아람의 나아만 장군만 깨끗함을 받았습니다(눅 4:25-27).

 

수넴 여자의 경우도 이런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칠 년 기근으로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수넴 여자는 하나님께서 대피시켜 주셨습니다. 이것은 얼마나 놀라운 특권입니까! 하나님께서는 수념 여자의 신실한 믿음과 선행을 기억하시고 칠 년이라는 긴 세월을 하나님의 심판 아래에 들어갈 이스라엘 땅에서 살지 않도록 긍휼을 베푸셨습니다.

 

셋째, 하나님께서는 주님을 신뢰하는 자녀들에게 더 높은 레벨의 믿음을 보이도록 인도하십니다.

 

수넴 여자가 어떻게 하나님을 신뢰했는지를 상기해 보십시오. 그녀는 자기 아들이 죽었을 때 하나님의 능력과 사랑을 믿었습니다. 그때 그녀는 엘리사를 떠나지 않고 끝까지 능력의 원천이신 하나님을 신뢰하였습니다. 그 결과, 그녀는 죽었던 아들을 다시 살려 받았습니다. 이 일로 그녀는 히브리서의 믿음의 영웅에 포함되었습니다. “여자들은 자기의 죽은 자들을 부활로 받아들이기도 하며…”(히 11:35). 여기서 ‘여자들’에는 수넴 여자가 분명히 포함되어 있습니다. 히브리서 11장에는 믿음의 영웅들이 초상화처럼 걸려 있습니다. 이스라엘 역사 전체에서 가장 큰 믿음을 보였던 하나님의 사람들을 열거한 목록은 아벨로 시작해서 노아, 아브라함, 요셉, 사무엘, 모세, 다윗 등과 같은 기라성 같은 대 인물들로 이어집니다. 여기에 수넴 여자가 그들과 함께 믿음의 영걸로 예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나님을 깊이 신뢰하면서 사는 성도들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대하셨습니까? 우리는 그런 믿음의 사람들에게는 만사가 형통할 것으로 기대할지 모릅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주님을 신뢰하는 자들을  궁극적으로 형통하게 하십니다. 그러나 그 형통에 이르기까지 만사가 불통하는 것처럼 보이는 때가 적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과정’이라는 것을 통해서 우리를 인도하십니다. 히브리서 11장에 나오는 믿음의 선열 중에서 한 사람도 만사형통으로 산 자가 없었습니다. 수넴 여자의 경우에도 ‘불통이라는 과정’을 거친 후에 형통하게 되었습니다.

 

왜 그렇게 하실까요? 우리는 평안할 때에는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지 않습니다. 편하면 간절하지 않기 때문에 믿음이 깊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련이 오면 영혼의 졸음에서 깨어납니다. 우리가 그런 존재들입니다. 우리에게 왜 칠 년의 영적 수련이 필요할까요?

 

♦ 우리는 칠 년을 썩히고 있는 듯한 기간에 자신이 진실로 주님을 신뢰하며 사는 사람인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 칠 년 동안에 나의 자존심이 꺾여지고 주님 앞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겸손히 엎드리게 됩니다.

 

♦ 믿음의 시련은 인내를 낳아 하나님이 약속하신 유업의 상을 받게 합니다(약 1:3; 히 6:12; 벧전 1:4, 7).

 

주님은 이러한 영적 축복을 위해서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기근이 오면 7년이든 1년이든 6개월이든 나가 있으라고 하십니다. 주님은 우리의 믿음이 자라갈수록 일정한 기간의 시련을 주시고 우리를 밖으로 밀어내십니다. 그래서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이 오느냐고 묻기보다 하나님 편에서 보고 내가 자라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아, 나에게 이런 시련이 오는 것을 보니까 내가 그만큼 자랐다는 뜻이구나, 그래서 나로 하여금 더 높은 레벨의 믿음을 행사하게 하시고 복을 내리시려고 주시는 귀한 기회인가 보다”

 

이렇게 생각하고 힘을 내어야 시련을 통해 하나님이 의도하신 축복에 이릅니다.

  1.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시련이 올 때 믿음으로 순종하면 마침내 큰 복을 받습니다.

수넴 여자는 가족과 함께 기근 대피처로 가라는 말에 순종하였습니다. 아직 아무도 기근으로 굶어 죽는 자가 없었고 그녀의 농사나 생계에 별다른  위협이 없었을 때였습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오갔을지 모릅니다.

 

「혹 엘리사 선지자가 실수한 것은 아닐까? 내가 잘못 들은 것은 아닐까? 칠 년간 누구를 믿고 농토를 맡긴단 말인가? 기근이 와도 약속의 땅에서 죽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타국에 가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는가? 혹시 내가 사고나 병으로 죽으면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내 귀한 아들은 누가 돌보아 줄 것인가?」

 

수넴 여자는 이런 생각과 의심을 떨쳐버리고 엘리사의 말에 순종하였습니다. 한편, 여기서 그녀의 남편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수넴 여자는 이때 이미 과부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과부로서 자식까지 데리고 이주하는 것은 더 힘든 노릇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수넴 여자는 마치 아브라함이 그랬던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들과 친척을 떠나기로 하였습니다. 그녀의 즉각적인 결정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녀는 칠 년 동안 과부로서 어떻게 자식까지 데리고 이방인의 땅에서 살 수 있느냐고 불평하지 않고 조용히 순종하였습니다.

 

‘여인이 일어나서 하나님의 사람의 말대로 행하여’(2절).

 

이러한 순종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우리는 순종은 곧 축복이라는 등식에 익숙합니다. 이 공식은 맞는 것일까요? 우리의 삶에서 이 진리가 과연 어느 정도로 확인될 수 있을까요? 아마 대답하기가 좀 어려울지 모릅니다. 솔직히 말해서 대부분 우리는 이런 희생적이고 즉각적인 순종을 해 본 경험이 별로 없을 듯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적은 경험에 비추어 보아도 순종의 대가로 오는 축복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순종=축복이라는 등식은 원칙입니다. 그런데 이 원칙의 적용은 기계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 순종이 주는 축복은 이 세상에서 받기도 하지만 주로 내세에서 상으로 받습니다(벧전 1:4; 마 6:20). 순종의 결과는 거의 즉각적인 열매를 거둘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축복은 미래에 거둡니다.

 

♦ 때로는 순종의 결과가 복이 아니고 재앙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수넴 여자의 경우가 바로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순종은 궁극적으로 축복을 낳고 그리스도의 재림 때에 하나님의 “칭찬과 영광과 존귀”(벧전 1:7)를 받는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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