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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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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장은 역설의 장입니다. 엘리사와 같은 위대한 선지자 밑에 게하시와 같은 간교한 종이 있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능력이 크게 발휘되는 때에 재를 뿌리는 망동을 행하였습니다. 나아만 장군의 종들은 이방인들이었지만 엘리사  선지자의 말을 신뢰하였습니다. 그들은 나아만 장군을 지혜로운 말로 조언하여 병을 낫게 하는 데 기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에서 가장 크게 쓰임을 받는 엘리사 선지자를 곁에서 모셨던 게하시는 매우 간특한 인물이었습니다.

 

엘리사는 나아만 장군이 치유를 받고 나서 가져온 감사 예물을 끝까지 거절하였습니다. 이를 본 게하시는 돌아가는 나아만 장군을 뒤쫓아갔습니다. 그리고는 하는 말이 엘리사 선지자의 제자들이 방금 에브라임 산지에서 도착했으니 그들을 위해 은 한 달란트와 옷 두 벌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는 엘리사 선지자의 이름을 팔고 거짓된 이야기를 꾸며 자신의 이득을 챙길 참이었습니다(22절).

 

엘리사 선지자는 나아만의 예물을 거절하기 위해 여호와의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였습니다(16절). 그런데 게하시는 나아만의 예물을 받아 내기 위해서 여호와의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였습니다(20절). 그는 엘리사 선지자의 이름뿐만이 아니고 맹세의 용어까지 악용하였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일컫는 자였습니다. 그는 엘리사 선지자의 수많은 영적 사역을 보면서도 배운 것이 없었습니다. 엘리사는 엘리야 선지자의 영감을 두 배로 받은 자였습니다. 구약 선지자 중에서 그보다 기적을 많이 행한 자가 없었습니다. 그는 선지자 학교의 지도자였고 왕궁과 백성들의 문제를 손수 다루면서 사무엘과 같은 민족의 지주 역할을 한 위대한 선지자였습니다. 그런 대 인물 밑에 게하시와 같은 졸렬한 시종이 있었다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 힘듭니다.

 

게하시는 나아만 장군이 어떻게 해서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을 받았는지를 자세히 목격한 증인이었습니다. 나아만 장군이 어떻게 치유를 받았습니까? 그는  단순한 믿음으로 불치병을 치유받았습니다. 그는 꾀를 쓰지도 않았고 거짓말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나아만 장군은 아람 왕의 이름을 팔지도 않았고 자기 배를 채우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단순히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요단 강에 들어갔다가 새 사람으로 변화되어 나왔습니다. 그러나 게하시는 그런 단순한 방식으로 복을 받는 일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는 물욕에 눈독을 들이고 어떤 수단을 써서라고 나아만 장군의 물품을 손에 거머쥘 작정이었습니다.

 

「이것은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절호의 찬스이다. 이번에 횡재를 하면 감람원과 포도원과 양 떼와 소 떼를 사고 남종과 여종을 부리면서 평생을 떵떵거리면서 살 수 있다(왕하 5:26). 나병이 낫는 기적이 어디 자주 있는 일이겠는가? 또 이렇게 돈 많은 이방인의 장군이 제 발로 찾아와서 많은 예물을 바치겠다고 간청하는 일이 어디 다시 있을 수 있는 일이랴! 이번 기회를 못 잡으면 끝이다. 그러니 어떻게 해서라도 이 황금의 기회를 붙잡아야 한다」

 

게하시는 작정하고 나아만 장군의 마차를 향해 달렸습니다. 탐욕의 걸음은 힘찹니다. 그는 엘리사가 받기를 거절한 나아만 장군의 예물을 순전히 “자기 생각”’(11절)으로 그럴듯한 구실을 만들어 놓칠 뻔한 횡재를 일부나마 건져 내는 데 성공하였습니다(23절). 그는 자기가 청한 것 이상을 받았습니다. 나아만 장군은 은 한 달란트를 달라는 요청에 은 두 달란트를 강권하여 받게 했습니다. 게하시는 속이는 마당에서 매우 정중한 척하였습니다. 그는 나아만 장군이 주는 다른 한 달란트를 내심으로는 무척 기뻐하였지만, 자신이 올바른 사람인 양 극구 사양하는 경건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간사한 인간들이 있기에 외모로 사람의 인품을 판단하는 일은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경건은 모든 신자의 특징이어야 하지만 경건의 실체는 아멘, 할렐루야, 믿습니다, 오 주여! 와 같은 종교적 술어와 감탄사로 쉽게 위장될 수 있습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니 이 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딤후 3:5)고 교훈하였습니다.

 

게하시는 엘리사의 유명세를 이용하여 자기 이득을 챙기려고 한 자였습니다. 그는 엘리사의 시종이라는 타이틀과 특권을 누렸습니다. 사람들은 유명 인사들과의 친분을 좋아하고 자랑합니다. 어떤 대형교회 목사님은 자신의 출세 비결을 묻는 말에 “잘 나가는 분들 뒤에서 줄을 잘 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에 살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까지 잘 알려진 저명한 하나님의 종들을 만날 기회가 있습니다. 책으로만 알고 소문으로만 듣던 외국의 교회 지도자들을 직접 만난다는 것은 과연 큰 특권이며 기쁨입니다. 그래서 사진도 함께 찍고 사인도 받습니다. 그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것을 자신이 누구누구를 만났다면서 자랑거리로 삼습니다. 영어로 그런 것을 name dropping이라고 합니다. 유명한 사람들의 이름을 이야기 도중에 의도적으로 떨어트린다는 뜻입니다. 자신의 위상을 높이고 인정을 받으려는 시도입니다.

 

그런데 유명 인사들을 잘 안다는 사람들 가운데는 그러한 유명 인사들의 훌륭한 모습과는 전혀 거리가 먼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탁월한 영적 지도자들이나 저자들을 흠모한다면서 그들의 고상한 사상이나  영성이나 성품의  영향은 받지 않은 채, 자신이 마치 그런 인물들의 유형인 양 과시합니다. 그들은  ‘네임 드롭핑’의 나쁜 습관만 하나 더 붙이고 그것으로 더 교만해집니다. 사도 바울을 전공했다고 내세우면서도 체험적으로는 바울의 고난의 삶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신학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들은 모두 현대판 게하시들입니다. 특권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남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가까이 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 자들에게는 더 큰 책임이 지워집니다. 주님은 “무릇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요구할 것이요 많이 맡은 자에게는 많이 달라 할 것이니라”(눅 12: 48)고 하셨습니다.

 

게하시는 당시의 이스라엘에서 가장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 밑에서 배우며 섬기는 부러운 특권을 누린 자였습니다. 그는 엘리사의 많은 가르침과 기적을 목격한 증인이었습니다. 엘리사의 경건한 삶을 곁에서 보면서 함께 살았고 그의 사역에 동참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성품과 가치관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가 탐심에 묶여 자신의 위치와 기회를 남용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습니까? 큰 벌이 내렸습니다. “주인의 뜻을 알고도 준비하지 아니하고 그 뜻대로 행하지 아니한 종은 많이 맞을 것”(눅 12:47)입니다. 게하시는 엘리사의 종으로서 크나큰 특권을 누렸기 때문에 그만큼 엄중한 벌을 받아야 했습니다.

 

나아만 장군과 게하시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나아만 장군은 처음에 엘리사의 지시를 받고 화를 냈다가 곧 “내 생각”(왕하 5:11)을 버리고 순종했습니다. 반면, 게하시는 자기 주인이 여호와의 사심을 두고 맹세까지 한 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내 생각으로” 나아만 장군의 물품을 받아내었습니다. 그는 엘리사 선지자가 나아만 장군에게 하나님의 복음이 어떤 것인지를 가르치기 위해 끝까지 그로부터 예물을 받지 않는 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저 받는 순전한 은혜의 선물입니다. 구원을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감사 예물이 따라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구원받은 후에 물질적인 감사를 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구원이 기쁜 소식이 아니고 부담스러운 소식이 될 것이며 구원을 받은 후에도 죄책감에 붙들리게 될 것입니다. 물론 감사의 표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포인트는 구원을 받는 데 필요한 것은 단순한 믿음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나아만 장군에게 단순한 믿음으로 받는 은혜 구원의 의미를 가르치는 마당에서 예물에 탐을 낼 때가 아닌 것은 분명한 일이었습니다(26절). 게하시는 하나님의 신령한 사역을 수행하며 복음의 참뜻을 드러내려는 엘리사의 노력을 방해하는 자였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이 드러나는 곳에는 어둠의 세력이 틈타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역사가 크게 나타날 때 기뻐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모든 일이 다 잘 돌아갈 것으로 낙관합니다. 그러나 승리에 도취하면 넘어지기 쉽습니다. 방심하며 낙관하는 동안에 어둠의 세력이 잠입하여 일을 망치는 일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납니다. 복음이 빛을 발할 때는 어둠도 짙게 내립니다. 교회가 부흥하면 사탄도 부흥회를 엽니다. 신자들은 하나님의 복을 누릴 줄도 알아야 하지만,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사탄의 계략을 경계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사탄의 공격을 받은 때는 그들이 에덴동산에서 최선의 축복을 누릴 때였습니다.

 

어둠의 세력을 앝보거나 경계의 끈을 늦추면 악의 무리는 잔치를 벌입니다. 내 영혼에 틈이 생기면 마귀가 들어온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엡 4:27)고 하였고, 베드로는 말하기를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너희는 믿음을 굳건하게 하여 그를 대적하라”(벧전 5:8)고 권고하였습니다.

 

이런 경고와 권면의 말씀들은 우리가 아무리 들어도 부족합니다. 그냥 듣고 지나갈 말씀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실수하지 않도록 마음에 새겨두고 자주 상기해야 합니다. 베드로는 성격이 강하고 급하였습니다. 그는 자신만만하였고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실수가 잦았고 마침내 크게 넘어졌습니다. 그 까닭이 무엇입니까? 사탄에게 기회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우는 사자가 삼킬 자를 찾아다닌다는 사실에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배고픈 사자는 절대로 방심하지 않습니다. 방심하면 먹이를 놓치기 때문입니다. 배고픈 사자는 절대로 낮잠을 자지 않습니다. 활동하지 않으면 굶주려 죽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탄도 살기 위해서 깨어 있습니다. 사탄의 먹잇감은 하나님의 백성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탄보다 더 큰 경계심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성경에는 우는 사자를 우습게 여겼다가 실족한 사람들의 스토리가 많습니다. 우리 주변의 형제자매  중에서도 굶주린 사자로부터 피해를 본 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가 솔직하다면 자신도 포함된다고 고백할 것입니다.

 

게하시는 우는 사자의 밥이 된 또 하나의 불행한 실례입니다. 게하시가 받은 유혹은 시기와 장소의 문맥에서 보면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본 사건의 경고가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사람 곁에 가장 가깝게 있던 사람이 가장 크게 넘어지더라는 것입니다. 게하시는 신령한 하나님의 능력이 드러나는 곳에서 더러운 물욕을 품고 주인을 속였다가 큰 저주를 받았습니다. 나아만 장군에게서 나갔던 나병이 게하시에게로 옮겨갔습니다(27절).

 

그런데 이 사건 뒤에 더 무서운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유혹을 받고 욕심을 내어 죄를 범하는 모든 과정을 하나님께서 다 보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게하시는 완전 범죄를 위해 철저하게 위장하고 나아만 장군을 감쪽같이 속였습니다. 그는 함께 동행했던 사환들을 돌려보낸 후 받은 물품을 집에 잘 감추어 두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는 분이 계셨습니다. 엘리사가 게하시에게 말했습니다. “한 사람이 수레에서 내려 너를 맞이할 때에 내 마음이 함께 가지 아니하였느냐”(왕하 5:26).

 

엘리사는 나아만 장군이 게하시가 달려오는 것을 보고 수레에서 내려 그를 맞이하는 것까지 성령의 감동으로 다 보고 있었습니다(왕하 5:21). 간담이 서늘한 이야기입니다. 이런 일이 어찌 단 한 번만 있었던 일이겠습니까? 여리고 성에서 시날 산 고급 외투를 훔쳐 자기 장막에 감추었던 아간도 있었고(수 7:21), 억울한 죽임을 당한 나봇의 포도원을 차지하려고 나섰던 아합 왕도 있었습니다(왕상 21:15-19). 자기 밭의 판매 대금의 일부를 집에 감추고 베드로에게 다 바치는 듯이 속였던 초대 교회의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이야기도 있습니다(행 5:1-11).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모든 악행을 현장에서 일일이 다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전지전능(全知全能)을 믿습니다. 그러나 실제의 삶 속에서 이 교리를 적용하지 않는 약점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다 아신다는 것은 커다란 위로도 되지만 커다란 두려움도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와 동행하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동행은 긍정적으로는 나를 보호하시고 나를 도우시며 나의 길을 안내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부정적으로는 하나님의 동행은 내가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다 아신다는 의미입니다.

 

주님은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하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모든 하나님의 자녀들은 성령의 내주를 받습니다. 그런데 우리 안에 계신 성령께서 졸고 계시지 않습니다.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낱낱이 기억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밖에서 행하는 모든 일도 다 보고 계십니다. 같은 성령께서 엘리사 선지자를 통해 게하시의 모든 움직임을 주지하고 계셨다고 알렸습니다. 우리는 성령님의 존재를 의식하고 살아야 합니다. 그분의 존재를 막연히 믿지 마십시오. 성령님은 살아 계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십니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능히 이를 알리요마는 나 여호와는 심장을 살피며 폐부를 시험하고 각각 그의 행위와 그의 행실대로 보응하나니”(렘 17:9-10).

 

만약 우리가 진정으로 하나님의 전지하심을 믿고 그분의 동행과 성령의 내주가 의미하는 것들을 깊이 생각해 본다면 우리들의 경건 생활에 긍정적인 변화가 올 것입니다. 하나님의 동행과 임재의 뜻을 알고 이를 사모하는 자들은 복 있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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