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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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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조와 헌금 시리즈(4)

 자원 헌금의 원리

 

교회에 다니는 신자라면 누구나 헌금할 것입니다. 그런데 주일마다 헌금하는 행위가 과연 어느 정도 성경의 헌금 원리에 근거한 것일까요? 교인들이 대체로 헌금을 잘하지만 그저 교회에 들어가는 입장료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고 혹은 단순히 교인의 의무 행위로 간주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헌금을 하지 않으면 뭔가 마음이 꺼림칙하거나 죄의식을 느끼기 때문에 헌금을 빠트리지 않고 내는 성도들도 있습니다.

한편, 주보의 헌금자 명단에 자기 이름이 박히는 것이 일종의 위로와 안심이 되기도 하고, 더러는 자신의 고액 헌금 행위가 많은 사람 앞에서 인정되고 드러나길 바라서 행해지는 헌금도 없지 않습니다. 다행한 것은 요즘은 주보에 십일조나 기타 헌금 명단을 올리지 않는 교회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헌금은 단순한 종교 행위인 듯해도 하나님의 성품에 대한 헌금자의 신앙 수준과 자신의 믿음 생활의 진정성을 표시하는 하나의 잣대입니다. 헌금의 성경적인 원리를 이해하고 내는 헌금과 형식적인 헌금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전자는 헌금이 물질의 차원을 넘어 하나님께 대한 영적 관계를 대변하지만, 후자는 물질적인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비영적인 차원에서 그칩니다. 다시 말해서 전자의 경우에는 헌금이 예배 행위의 일부가 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종교적인 예의에 불과합니다. 그런가 하면, 헌금을 내기 원해서 한다기보다는 교회의 독촉이나 체면 때문에 하기도 합니다. 더러는 없는 돈을 억지로 무리해서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어떤 원리에서  헌금해야 하나님의 성품이 드러나고 나의 헌신이 바르게 반영될 있을까요?   구약과 신약의 헌금 원리에 관한 본문들을 열거하고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자원해서 하라.

 

너희의 소유 중에서 너희는 여호와께 드릴 것을 택하되 마음에 원하는 자는 누구든지 그것을 가져다가 여호와께 드릴지니” (출 35:5).

마음이 감동된 모든 자와 자원하는 모든 자가 와서 회막을 짓기 위하여 그 속에서 쓸 모든 것을 위하여, 거룩한 옷을 위하여 예물을 가져다가 여호와께 드렸으니 곧 마음에 원하는 남녀가 와서 팔찌와 귀고리와 가락지와 목걸이와 여러 가지 금품을 가져다가 사람마다 여호와께 금 예물을 드렸으며” (출 35:21-22).

모세가 브살렐과 오홀리압과 및 마음이 지혜로운 사람 곧 그 마음에 여호와께로부터 지혜를 얻고 와서 그 일을 하려고 마음에 원하는 모든 자를 부르매 그들이 이스라엘 자손의 성소의 모든 것을 만들기 위하여 가져온 예물을 모세에게서 받으니라 그러나 백성이 아침마다 자원하는 예물을 연하여 가져왔으므로” (출 36:2-3).

 

여기서 보면 하나님께 드리는 예물이 모두 성도의 자원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성막 건축이 어떤 인위적인 할당제나 작정헌금이 아니고, 각자가 원하는 마음에서 자의로 결정한 자원 예물이었음을 주목하십시오. 이 같은 헌금의 자원성은 신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증언하노니 그들이 힘대로 할 뿐 아니라 힘에 지나도록 자원하여” (고후 8:3).

각각 그 마음에 정한 대로 할 것이요 인색함으로나 억지로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즐겨 내는 자를 사랑하시느니라” (고후 9:7)

 

신약시대의 헌금도 구약시대처럼 자발적인 신앙 행위였습니다. 본 말씀을 보면 하나님은 자원하는 마음을 가진 헌금자를 사랑하십니다. 그런데도 직접 간접으로 혹은 반강제적으로 억지 헌금을 하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성품을  왜곡하는 죄입니다.  

 

◐ 힘대로 하라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 칠칠절을 지키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복을 주신 대로 네 힘을 헤아려 자원하는 예물을 드리고” (신 16:10).

각 사람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주신 복을 따라 그 힘대로 드릴지니라” (신 16:17).

저마다 힘 자라는 대로 건축 기금을 마련하니.” (스 2:69, 새번역).

그는 힘이 미치는 대로 산비둘기 한 마리나 집비둘기 새끼 한 마리를 드리되 곧 그의 힘이 미치는 대로 한 마리는 속죄제로, 한 마리는 소제와 함께 번제로 드릴 것이요” (렘 14:30-31).

 

이 본문은 나병 환자가 하나님께 드리는 일종의 정결 예식 규례입니다. 하나님은 자비하셔서 가난한 자에게 예물이 전혀 부담되지 않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힘대로 하라고 하셨습니다. 산비둘기는 야생이기 때문에 잡으면 되니까 돈이 들지 않는 예물이었습니다. 아기 예수의 정결 예식 때에도 비둘기를 예물로 바쳤지만, 하나님은 기꺼이 받으셨습니다. 우리는 요셉과 마리아가 하나님의 거룩하신 성령으로 귀한 아들을 얻었으니까 빚을 내거나 오두막집을 팔아서라도 큰 예물을 바쳤어야 했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성경은 그들이 비둘기 예물을 드린 것을 믿음이나 헌신이 낮은 탓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것이 성경의 규례에 따른 것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눅 2:21-24).

하나님은 경배자가 부담을 느끼는 헌물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우리 생각에는 무리해서 드리면 하나님이 좋아하실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헌금은 오히려 하나님께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힘대로” 하라고 하셨습니다. 이 원칙은 신약에서도 그대로 연속되었습니다.

 

내가 증언하노니 그들이 힘대로 할 뿐 아니라 힘에 지나도록 자원하여” (고후 8:3).

 

여기 나오는 “힘에 지나도록”이라는 대목을 들어 희생적인 헌금을 강요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이 말은 힘대로 행하는 자원헌금의 질과 성격을 드러낸 것이지 없는 것을 무리해서 억지 헌금으로 만들어 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다음에 인용하는 성경 본문에서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하던 일을 성취할지니 마음에 원하는 것과 같이 완성하되 있는 대로 하라 할 마음만 있으면 있는 대로 받으실 터이요 없는 것은 받지 아니하시리라” (고후 8:11-12).

 

하나님은 공정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헌금도 우리가 가진 능력의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없는 것을 받지 아니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도 무리해서까지 헌금하도록 교회가 부추긴다면 힘대로 하라는 성경의 헌금 원리를 넘어서는 일입니다. 무리하다 보면 처음에는 헌신으로 생각되어 기쁠지 몰라도 나중에는 헌금의 근본 정신에서 벗어나는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예컨대 자신의 믿음을 과신하여 모험적인 헌금을 하거나, 남에게 드러낼 수 있는 간증거리로 삼거나, 아니면 헌금 액수와 물질적 복의 상관관계를 인위적으로 대입시키는 것 등입니다. 이런 식의 헌금은 하나님의 뜻을 벗어나는 탈선입니다.

 

◐ 즐거이 드리라

 

마음에 자원하는 남녀는 누구나 여호와께서 모세의 손을 빌어 명령하신 모든 것을 만들기 위하여 물품을 드렸으니 이것이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자원하여 드린 예물이니라” (출 35:29).

기쁜 마음으로 내는 자가 내게 바치는 모든 것을 너희는 받을지니라” (출 25:2).

백성들은 자원하여 드렸으므로 기뻐하였으니 곧 그들이 성심으로 여호와께 자원하여 드렸으므로 다윗 왕도 심히 기뻐하니라” (대상 29:9).

 

하나님께 즐거운 마음으로 헌물을 하려면 자원성을 전제해야 합니다. 타의나 압력이나 독촉에 의한 헌물이라면 즐거운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내는 헌금은 경배자가 하나님과 사랑의 관계를 지녔음을 시사합니다. 신약의 헌금도 경배자가 하나님과 갖는 사랑과 감사의 관계를 기반으로 삼고 있습니다(고전 16:22; 고후 9:11-12, 15).

 

각각 그 마음에 정한 대로 할 것이요 인색함으로나 억지로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즐겨 내는 자를 사랑하시느니라” (고후 9:7).

 

◐ 후하게 드리라

 

반드시 네 손을 그에게 펴서 그에게 필요한 대로 쓸 것을 넉넉히 꾸어주라” (신 15:8).

너는 반드시 그에게 줄 것이요 줄 때에는 아끼는 마음을 품지 말 것이니라” (신 15:10. 비교. 신 15:14).

가난한 이웃을 물질로 돕는 것도 성전 건축 헌금이나 교회 운영을 위한 헌금 못지않게 하나님께 드리는 헌물입니다(마 10:42; 25:40). 그래서 바울은 신약에서 마게도냐교회들의 예를 들면서 고린도교회의 후한 구제 헌금을 기대했습니다.

 

오직 너희는 믿음과 말과 지식과 모든 간절함이 우리를 사랑하는 이 모든 일에 풍성한 것 같이 이 은혜에도 풍성하게 할지니라” (고후 8:7).

너희가 모든 일에 넉넉하여 너그럽게 연보를 함은 그들이 우리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게 하는 것이라” (고후 9:11).

 

하나님께 후하게 드려야 하는 까닭은 물질의 복을 돌려받기 위해서가 아니고 하나님의 풍성하신 구원의 희생에 대해서 성도들이 마땅히 드려야 할 감사의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이라는 큰 구원으로 건져 주셨습니다. 이 구원은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낮아지심과 가난해지심 그리고 아들까지 아끼지 않으신 측량할 수 없는 하나님의 희생적인 사랑의 문맥에서 설명되고 있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너희가 알거니와 부요하신 이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으로 말미암아 너희로 부요하게 하려 하심이라” (고후 8:9).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 (롬 8:32).

 

후하게 드리라”는 권면은 이 같은 하나님의 크나큰 구원의 혜택을 입은 사람들에게 주신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측량할 수 없는그리스도의 풍성”(엡 3:8)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무턱대고 헌금을 아낌없이 하라고 외치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며 성경의 우선순위가 아닙니다. 많은 헌금을 기대하거나 요구하기 전에 헌금자가 먼저 하나님의 출애굽의 구원과 십자가의 희생적인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아야 합니다. 구원의 감격과 감사에서 비롯되지 않은 일체의 헌금은 불신자의 헌금입니다.

 

◐ 복을 주신 대로 드리라

 

내 양 무리 중에서와 타작 마당에서와 포도주 틀에서 그에게 후히 줄지니 곧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복을 주신 대로 그에게 줄지니라” (신 15:14).

각 사람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주신 복을 따라 그 힘대로 드릴지니라” (신 16:17).

 

경배자가 하나님께 예물을 들고 나아갈 때 한 가지 명심할 사항이 있습니다. 그것은 곧 자신의 예물이 자기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내가 내 손으로 하나님께 무엇을 드린다고 하여도 그 물건을 하나님이 주신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모든 헌물에는 “여호와의 주신 복”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누구도 헌금이나 헌물을 하나님께 바치면서 과시해서는 안 됩니다. 자기 것으로 생색내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약에서도 같은 교훈이 나옵니다.  

 

네게 있는  것 중에 받지 아니한 것이 무엇이냐 네가 받았은즉 어찌하여 받지 아니한 것 같이 자랑하느냐” (고전 4:7).

할 마음만 있으면 있는 대로 받으실 터이요 없는 것은 받지 아니하시리라” (고후 8:12).

 

하나님은 우리들의 자선헌금으로 사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온 우주의 주인이십니다. 이 세상에 속한 것이 다 하나님의 것입니다(시 50:10-11; 호 2:8). 하나님은 만물의 주인으로서 우리에게 먼저 복을 내려주시고 그다음 받은 복에 따라 다시 하나님께 돌려 드리는 것을 익히게 하십니다. 하나님이 진정 무엇이 필요하셔서 우리에게 무엇을 자꾸 내라고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경배자의 헌물 행위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훨씬 더 복되다는 사실과(행 20:35) 복의 근원이 하나님이시라는 점을 시인하는 매우 실제적인 신앙 훈련입니다.

 

◐ 각자가 드리라

 

각 사람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주신 복을 따라 그 힘대로 드릴지니라” (신 16:17).

 

하나님께 예물을 바치는 행위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누구나 참여해야 합니다. 물론 너무도 가난해서 바칠 것이 없는 사람은 구제의 대상이 되어야 하지만 구약에서는 그럴 경우라도 산비둘기와 같은 재정 능력과 상관없는 제물을 하나님께 바치도록 했습니다. 신약에서는 각 사람의 예물 행위가 우리의 몸을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는 것으로 표현됨으로써 헌물이나 헌금 행위가 곧 주께 대한 헌신임을 밝혀 줍니다(롬 12:1).

 

제자들이 각각 그 힘대로 유대에 사는 형제들에게 부조를 보내기로 작정하고” (행 11:29).

매주 첫날에 너희 각 사람이 수입에 따라 모아 두어서 내가 갈 때에 연보를 하지 않게 하라” (고전 16:2).

각각 그 마음에 정한대로 할 것이요 인색함으로나 억지로 하지 말지니” (고후 9:7).

 

구약의 헌금 원칙과 신약의 헌금 원칙은 동일한 원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굳이 차이가 있다면, 원리의 차이가 아니고 형태의 변화이며, 본질의 차이가 아니고 단계의 차이입니다. 구약 시대의 예물 형태는 주로 농산물이나 동물 희생이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주로 현찰이나 수표입니다. 구약의 헌물은 율법의 형태로 주어졌지만, 신약의 헌금은 율법이 지향했던 목표가 그리스도의 대속에 의해 성취되었기 때문에 성령의 인도로 시행됩니다. 그래서 신약 헌금은 율법의 문자적인 적용의 범위를 넘어 율법의 의도를 더욱 선명히 드러내는 구속주 하나님께 대한 사랑과 감사의 표현입니다. 구약의 헌물은 출애굽이라는 하나님의 구원과 이스라엘 백성이 모두 거룩하신 하나님께 속했다는 사실에 뿌리를 둔 것이었습니다. 신약의 헌금도 이와 동일한 근거 위에 서 있습니다. 신구약 헌금 원리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요구나 명령에 의한 강제성이 없는 자원 헌금이나 헌물이었습니다.
  • 얼마 이상을 해야 한다는 액수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 억지나 즉흥이 아니고 미리 생각하고 준비해서 내는 정기 헌금과 필요에 따른 헌물이었습니다.
  • 각자가 자기 능력의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해서 정하는 헌금이었습니다.
  • 인색하지 않고 즐겁게 드리는 예물이었습니다.

 

따라서 인위적이고 비자율적이며 타의에 의해 드리는 헌금이나 헌물은 신구약의 헌금 원리에 어긋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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